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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시오지리

발밑을 보며 걷다가 고개를 드니 산이 이어져 있었어 6월 다카봇치 고원, 초원과 먼 능선을 바라본 아침

돌이 박힌 길에서 고개를 들면 초원 너머로 산줄기가 이어져 있어. 걷는 날도, 멈춰 서는 날도, 카메라를 드는 날도 이 탁 트인 풍경을 조금 더 바라보고 싶어져.

봄·초여름·가을 탭에서 내가 고원을 바라본 날의 이야기를 골라 볼 수 있어요. 바람을 느낀 봄, 걸었던 초여름, 사진으로 남긴 가을 이야기를 비교해 읽어 보세요.

초여름 다카봇치 고원에서 연보라색 후드티와 치마를 입은 주인공이 돌이 흩어진 길을 걷는 뒷모습. 나무 말뚝과 초록색 로프 너머로 초원과 먼 산줄기가 이어진다.

여름6월 아침

한 걸음씩 걸어 마주한 드넓은 초원

6월, 렌게쓰쓰지가 피는 다카봇치 고원을 아침부터 걷고 싶어서 전날에는 시오지리 시내에서 묵었어. 아리아케에서 빨간 오픈카를 몰고 왔고, 이날은 아침 일찍 고원으로 향했어. 아침 산길을 올라 정상 입구의 제2주차장에 차를 세웠어. 거기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걷기 시작했지. 아침 공기가 후드티 소매 끝으로 들어와 차 안에 있을 때보다 정신이 번쩍 들었어. 발밑에 돌이 흩어져 있어서 걷기 편해 보이는 곳을 골라가며 나아갔어.

나무 말뚝을 잇는 로프 너머로 초원이 완만하게 이어졌어. 가까운 풀은 선명하게 보이는데 먼 산은 겹겹이 포개지면서 윤곽이 흐려지더라. 조금 전까지 신발 앞코만 보고 걷다가 고개를 든 순간, 탁 트인 풍경에 걸음을 잠깐 멈췄어.

6월이면 렌게쓰쓰지를 보러 오고 싶어져. 내가 걷던 곳에서는 비탈에 작게 모여 핀 꽃이 눈에 들어왔어.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기보다 길에서 초원 전체를 바라보고 싶었어. 꽃이 핀 곳에도 풀만 있는 곳에도 바람이 함께 지나가는 것 같았어.

흰 운동화에 작은 돌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몇 걸음 옮길 때마다 산줄기가 보이는 자리도 달라졌어. 얼마나 걸었는지보다 어디서 멈춰 섰는지가 기억나는 아침이야. 가방에서 음료를 꺼내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아직 더 서두르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었어. 돌아볼 때마다 지나온 길과 주차장이 조금씩 작아졌어. 숨이 조금 차오를 즈음 초원 너머로 하늘이 확 트였어.

정상에 오르니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졌어. 여기서는 북알프스와 스와호, 남알프스는 물론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해. 겹겹이 이어진 먼 산들 사이로 호수 수면이 반짝이는 걸 발견하고는 '아, 스와호다'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 내고 말았어. 어젯밤 묵었던 시오지리 시내가 어디쯤일까 손가락으로 짚어 가며 찾아봤는데, 그쪽은 산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어.

초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젖소도 방목하는 시기야. 정상에서 내려오다 멀리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들이 보였어. 내가 걸어가거나 멈춰 서거나 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였어. 그 느긋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걸음까지 저절로 느려졌어. 소들이 있는 초원 위로 바람이 쓱 지나가는 것도 참 기분 좋았어.

점심을 먹으러 시오지리 시내로 내려갔어. 다이몬 이치반초의 주신회관 린도에서 산조쿠야키를 먹었지. 닭다리살 한 장에 감자전분을 입혀 통째로 튀긴 요리야. 한입 베어 무니 튀김옷이 바삭하게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마늘과 생강을 넣은 양념 향이 확 퍼졌어. 고원을 걷고 난 뒤라 그런지 이렇게 푸짐한 한 끼가 정말 좋았어.

가게를 나와 조금 전까지 있던 고원 쪽 산을 올려다봤어. 저 위에서 초원을 걷고 소를 바라보던 게 벌써 한참 전 일 같았어. 시오지리 시내를 벗어나면 이제 아리아케로 돌아가기만 하면 돼. 돌아가는 산길에서는 산조쿠야키 튀김옷의 바삭한 소리가 떠올라 또 배가 고파질 것 같았어.

이야기 부분은 해당 명소에서 영감을 얻은 허구입니다. 정확한 정보는 공식 관광 사이트나 정보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장소의 이미지3장

  • 나가노·시오지리 · 봄

  • 나가노·시오지리 · 초여름

  • 나가노·시오지리 · 가을

지역 먹거리

시오지리 산조쿠야키

닭다리살 한 장을 통째로 마늘과 생강을 넣은 양념에 재워 튀긴 요리예요. 고원을 걸은 뒤에는 시오지리 시내에서 먹고 싶어져요.

볼거리

발밑에서 먼 능선까지 이어지는 초원

돌길을 걷다 고개를 들면 초원 너머까지 능선이 이어져 있어요. 발밑의 돌을 보고 걷다가 갑자기 탁 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와 깜짝 놀랐어요.

6월의 렌게쓰쓰지

고원에서 꽃을 즐기기 좋은 때는 6월이에요. 초여름에 걷던 길에서 비탈에 작게 모여 핀 꽃을 발견하고, 초원째 한동안 바라봤어요.

도로 정보

시오지리 IC에서 다카봇치 고원으로

시오지리 IC에서 고원까지의 거리
13km
다카봇치산 해발고도
1665m

시가지에서 고원으로 향하고, 주차한 뒤에는 정상까지 걸어가는 여정이에요.

13km는 관광협회가 안내한 거리이고, 1665m는 다카봇치산의 해발고도예요. 차에서 내린 뒤 걷는 시간도 여행의 일부로 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