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따라 떠나는 일본 드라이브
밤벚꽃 아래에서 꽃잎 줍기 대결을 했다가 친구에게 맥없이 져 버린 봄의 하코네와, 서리가 내려앉은 가느다란 나뭇가지 앞에서 좀처럼 몸을 일으키지 못했던 겨울의 아소. 어느 곳이든 계절이 바뀌면 내가 바라보는 눈높이까지 달라졌어. 풍경을 나란히 놓고 보니 그날의 추위와 웃음소리까지 함께 되살아나.
미치노에키·PA
드라이브 중 들르고 싶은 미치노에키·PA
갓 구운 빵이 든 봉지에 얼굴을 가까이 댔더니, 쓰노시마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먹어 버렸던 여름. 바다 한가운데서 저녁 해가 후지산 꼭대기와 겹쳐 보였던 봄. 달리던 길에 잠깐 쉬려고 들렀다가, 다시 들르고 싶어진 미치노에키와 PA를 모았어. (5곳)
가나가와현 하코네정
하코네
국도 1호선을 타고 여러 번 올라갔던 하코네. 익숙한 길인데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줘. 이곳에는 사계절 풍경과 함께, 옛날 고개를 넘던 여행자들의 이야기와 아시노호의 용 전설, 검은 달걀의 ‘7년’ 이야기도 모아 봤어.
도치기현 닛코시
닛코
이로하자카 커브에는 “이”, “로”, “하” 표지판이 서 있어. 국도 표지판 모으기를 좋아하는 나는 출발 전부터 지도를 펼쳐 표지판 글자를 떠올리며 커브를 따라가 봤어. 앞을 보며 차분하게 다 올라간 뒤 전망대에서 돌아갈 길을 내려다보니 이제 저 커브를 달릴 수 있겠구나 싶어 가슴이 뛰었어.
구마모토현 아소시·다카모리정
아소
외륜산 위를 달리는 밀크로드에서 칼데라 바닥의 마을과 논이 한눈에 들어온 순간, “아소가 이렇게 넓구나” 하고 소리 내 말했어. 여기에는 사계절 초원의 풍경과 함께 구마모토 지진 이후 다시 세워진 아소 신사의 누문, 바위산을 관통하는 우게토이와에 얽힌 전설을 모았어.